#엣지 in Tokyo - 도쿄. 일상의 풍경 셋.


그 곳에 사는 사람들. 그 사람들만큼 그 나라를, 그 곳을 잘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을까.
우리나라만해도, 강남 강북 강동 강서 다 다르니 말이지. 다 다른 사람들, 그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려보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다른 곳은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그냥 이 동네 이 풍경 속 사람들 사진 몇 장 올려본다.

동네 할아버지 둘.
무슨 말 하는지 못알아 들었지만 꽤나 친해 보였다. 빗자루 든 할아버지 거의 뒤로 넘어갈 듯이 웃으셨었으니.
어이없어서 웃은거면 어쩌지? 뭐 나랑은 상관없지만. 훗.

야나카 재래시장 초입. Beer 가 써 있었고, Bar 어쩌고가 써 있었다. 술을 마실 수 있는 그 곳이었으리라.
이른 아침부터 준비하시던 젊은 아저씨. 갑자기 놀러 온 내가 미안해지던 순간.

재래시장. 그냥 쭉 길따라 가게들이 잔뜩. 음식점들, 약간 안어울리는 예쁜 카페 몇 개.
줄 서서 반찬을 사는 사람들. 이 마저도 내게는 조금 특별하게 느껴지는 그들의 일상.

맛집프로그램등에 등장한 것 같은 유명한 집인가보다했다. 나중에 책을 보니 고로케로 유명한 곳이었다. 이 곳에 오면 이 고로케를 먹어야 한다던가? 난 고로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그냥 지나쳤다. 열한시?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이른 시간이었는데, 줄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 사람들에겐 이 고로케가 점심이겠지?

누나랑 동생. 누나 혼자 맛있는 거 먹어서 남동생이 삐쳐있는건지. 정말. 귀엽다.
사실. 왜 저러고 있는지 모른다. 난 말도 못하니 물어볼 수도 없고, 그냥 나 혼자 생각한거다.
크흣. 내 맘대로 상상하기. 그리고 대입시키기. 주인공은 나. 그렇게 소설쓰기. 그렇다면 이번 누나와 남동생은,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되겠군. 뭐 이런.. 상상을 하다 돌아왔다.

참. 누나는 끝까지 동생에게 한입도 주지 않았다. 
  
아이들이 뭘 먹나 했더니, 요기 요 아저씨가 파는 거였다. 나도 하나 사먹어봤다. 점심즈음보기로한 아이는 연락이 안오고, 살짝 출출하기도 하고해서. 기다리다 하나. 고구마 으깨어 만든 것 같은데, 조금 뻑뻑하긴하지만, 달지 않아 굿-* 아저씨랑 어설프게 단어로 얘기하고. 웃으며 사진찍어도되냐고, 그랬더니 저렇게 어색하게 웃어주셨다. 아저씨 - 굿!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듯 보였다.
그걸 보는데, 갑자기 외로워졌다. 혼자가 충분히 즐거운 시간이었지만, 그 소소한 감정들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서. 그래서.

역시 난 혼자도 좋지만, 결국 사람들과 부딪혀야 하는 전형적인 ENFP인가보다.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의 감정 하나, 하나에 울고 웃고. 그게 나란 사람.

할아버지와 손자녀석. 어쩌면 손녀인지도 모른다. 어찌되었든.

갑자기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나는 할아버지와의 추억이 없다. 하나도. 외할아버지는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친할아버지는 이미 뇌졸중으로 말도, 거동도 하실 수 없었다. 그저 명절에 뵈면 절하고 인사드리고, 하지만, 할아버지가 내 얘기를 알아들으시는지 조차도 알 수가 없었다. 왠지 할아버지에게는 이렇게 해야한다고 해서 했었던 그런 느낌.  할머니와의 추억 역시도, 그런 할아버지를 챙기느라 정신 없으신 모습. 그 기억 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도 슬퍼하는 아버지의 모습에 눈물이 났을 뿐. 그게 내게는 그들의 모습이었다. 사실 우리 집이 이런저런 조금 특수한 상황이기는 했으나. 그래도 왠지 아쉬움이. 

저 아가가 부러웠다. 부모와 다른 또 다른 부모같은 존재와의 추억이 있으니.  없다고 슬프다는 건 아니지만. 왠지 남들은 다 가진걸 나는 못가진 그런 느낌에. 풉. 저 할아버지가 내 할아버지였다면. 하는 상상을 해본다.

무심결에 고개를 돌렸다. 음식점 같았는데, 한 2년전 쯤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다.

홍대 어디쯤이었던가. 길 쪽으로 난 카페에 창가에서 손이 굉장히 예뻤던 남자가 책을 읽고 있었다. 그게 너무 멋있어 보여서 한 십여분을 넋놓고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가 그 사람이랑 눈이 마주쳐서 (사실 나를 본건지 어떤건지도 모르는데) 민망해하면서 막 지나갔었다. 마치 짝사랑하다 들킨 그런 기분. 딱 그 기분이 다시 느껴졌다. 그리고 그 손이 예뻤던 사람이 생각났다. 어쩜. 난 얼굴도 안잊어버렸을까.

드라마나 영화였다면, 우연히 다시 만나졌을 수도 있고, 아니면 뭐 내가 카페에 당당히 들어가 말을 건넸을 수도 있었지 않았을까. 보다 만화같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면, 사실 그도 나를 보고 있었고, 그가 쫓아나와 나를 붙잡았을 수도 있었을 뭐 그런 시나리오 쯤. 그런 설레임으로 골목을 계속 돌아다녔다. 혼자만의 생각 속에서 충분히 행복하고 떨려볼 수 있는 기분. 재밌지 않나?  


문득 떠올랐음에도 선명한 그 사람 얼굴이니, 이 정도 상상해보는 것, 아주 괜찮다고 스스로 위안해본다. :D 


동네 이 곳, 저 곳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그 속에 나. 
유리에 비친 내 모습으로 인증샷 대신. 꾸욱-*


사람들을 보는 건 재밌다. 인간에 대한 호기심은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거겠지? 
그 사람들에 대해, 그 사람들과 나의 관계에 대해 말도 안되는 상상을 해보는 것도 참 재밌다. 
상상을 한다고 해될 것은 없으니, 그렇게 좀 재밌게 살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그렇지 않은가?

난. 그렇다. ;D



어쩌면 다시 못볼지 모를 그 사람들과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 도쿄의 일상 셋. 사람풍경.




2010.12.22-25. 엣지 in 도쿄.




물론 모든 사람들과의 상상이 즐거운 것은 아니다. 
어떠한 상대는 상상으로 인해 더 슬퍼지기도 한다. 헛된 꿈이란 걸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말도 안되는 미련에 못이겨 그 사람과의 행복을 상상했을 때. 뒷감당은. 말 그대로. "아휴" ... 예전의 어떤 사람과는 그랬다. 

당신과의 상상은 아직은. 웃음이 난다. 그래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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