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엣지 in Tokyo - 도쿄. 일상의 풍경 하나.

왠지 비슷한데 다른. 그게 첫 느낌이었다.
조금 더 낮고, 조금 더 간결한. 군더더기 없는 듯한 느낌. 
나리타 공항에서 도쿄 시내로 향하는 나리타 익스프레스 안에서 보여지는 풍경들은 그랬다.

신주쿠에서는 조금 더 비슷한 느낌. 하지만 여전히 달랐다. 많이 냉정하고 많이 거리감 느껴지는. 웃고 있지만 진짜 웃는지 모르겠을 그런 잘 차려진 격식이랄까.

문득 니가 떠올랐다. 니가 살아 온 환경의 탓이었을까. 아니면 그저 너에대한 나의 믿음의 부족이었나. 안고 있어도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던 그런 너. 너를 다시 안고 있는 그런 느낌이었다. 그 순간의 도쿄는.

지하철로 가던 길. 그리고 지하철에서까지. 어쩜 하나같이 무릎까지오는 트렌치코트 스타일일까. 어디다가 내놓아도 일본 직장 남성임을 알겠을 정도로 획일화된 느낌. 그들이 서열을, 위계질서를 얼마나 중요시하는지까지도 느껴지는 그런 모습. 뭔가 극단적인 느낌이었다. 개성이 지나치다 싶을만큼 강한 사람들과, 지극히도 묻어가지 못해 튀지 않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사람들. 극과 극의 두 부류가 느껴졌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난 철저하게 길 잃은 이방인.
 
왠지 모를 차가움에 골골하던 나를 문득 미소짓게 한 풍경.
적혀진 한자 덕분에 그녀가 점을 보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나만큼 그녀도 다가올 미래가 궁금했겠지.
나도 종종 사주를 본다. 재미삼아도 있지만, 내가 생각하는 계획들이 맞다고, 누군가에게 들으면 왠지 확신이 설 것만 같은 그런 느낌이라서. 그런 나를 보고 누군가도 위안받겠지 싶다..

스스로만 이렇게 미래가 두렵고 불안하고 걱정되는 게 아니라고. 어쩌면 점괘보다도 그렇게 말없이 서로의 모습에 위로받으며 내일을 준비하겠지. 

여기도 역시. 똑같은 사람 사는 곳.

쪼그리고 앉아 위로 올려다보기.
조금만 올려다 보았을 뿐인데도, 불켜진 고층빌딩들, 그리고 가로등, 어두운 하늘이 서로 어우러져 빛나고 있었다. 그런데도. 모두가 앞만 보고 걸어가고 있었다. 조금만 올려다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올려다 볼 줄 몰라서 올려다보지 않는 게 아니라, 그저 그들은 너무 익숙해서 올려다보지 못하는 것이다.
내가 서울에서 그러하듯.
 
돌아가면 내 일상 속 하늘을 마음껏 올려다 보겠노라고. 그렇게 메모해두었다.


6번탑승구라고 해야하나. 어찌되었던. 그들의 일상 속에 아무 상관없을 엣지의 발자국 하나 쿡-* 찍으며 돌아오던 길. 졸다가 너무 졸아버렸는지, 옆 남자 어깨에 기대어 자는 여자, 그리고 피하지도 어쩌지도 못하는 표정으로 한참을 있다가 냉정하게 일어나버리던 남자. 어딜가든 볼 수 있는 풍경 발견에 다시 한번 미소.

같지만 또 다르기도 했던. 그런 도쿄 일상의 하나.
 
 


- 2010.12.22-25. 엣지 in 도쿄.



무척 다르지만, 무척 비슷하기도 한. 내가 느낀 도쿄의 모습을 닮은 그 사람. 떠올릴 누군가가 있다는 건 참 행복한 일이다. 그런 지금.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춰도 좋겠다. 아무 생각 없이. 지금 딱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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