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권의 소설.


#. 낭만적 사랑과 사회      - 정이현 소설집.

달콤한 나의 도시는 너무 재밌게 보았는데.
다른 건 딱히 내키지가 않았다가. 작가의 말 중. "저토록 견고한 이분법의 세계를 열심히 관찰하다보면 언젠가는 실금같은 틈새라도 발견하게 되겠지. 나는 다만 즐겁게 욕망한다" 라는 말에 확-* 끌려서 구입.

한편 한편 읽으면서,
작가 정이현 = 도발, 발칙함, 발랄한 소설의 미학? 등등으로 설명되는 것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해야할까?
문학평론가 이광호는 새로운 여성문법의 가능성을 스스로 발견했다고도 표현했다.

정이현의 소설들에서는.
지독하게 현실적인 여자들이, 이 빡빡한 남성중심의 사회를 버텨나가는 모습들을
지극히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몰입도가 높았던 것 같다. 나를 대입시키게 되어서?  
사실. 남성중심사회이다보니 아무래도 억눌려지게되는 여성의 욕망에 대해 여자들은 조금.. 이중적인 모습으로 대하는 것도 사실이다. 억울하다 하면서도 이용한다고 해야할까?

작가의 "나는 다만 즐겁게 욕망한다" 라는 말이 그대로 담겨져 있는 소설집. 
세세한 여자들의 심리에 대한 표현이 정이현의 소설을 매력적으로 만든 것 같다.




# 타인에게 말걸기     - 은희경 소설집

은희경씨의 소설은. 언제 어떻게 읽어도 재밌는 것 같다. 
역시 글 잘 쓰는 작가라는 타이틀은 괜히 붙는게 아니다 싶다. 
타인에게 말걸기도 역시나 탁월한 선택이었다. 

타인에게 말걸기를 읽으면서도, 은희경씨 소설을 읽을 때면 늘 그랬듯 괜히. 맘이 아팠다. 
도망쳐서 전혀 다른 삶을 살기도 하고, 일탈을 꿈꾸기도 하고, 당당히 표현하지만 또 숨기기도 하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모습의 여성들이 그려져서일까. 
그리고 그 안에서 조금씩 조금씩 오버랩되는 내 모습을 보게되어서일까. 

은희경씨의 소설이 더 매력적인건
단순히 여성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넓게 세상의 모습도 담아지기 때문인 것 같다. 
사람에 대한. 나, 그리고 내 옆 사람들을 둘러보게 하는...
그러면서 나를 또 돌아보게 하는 그런 이유.

또 찾아서 읽고 싶어지게 하는 그런 매력적인 소설집.


나는 타인이 내 삶에 개입되는 것 못지않게 내가 타인의 삶에 개입되는 것을 번거롭게 여겨왔다.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그에게 편견을 품게 되었다는 뜻일 터인데 나로서는 내게 편견을 품고 있는 사람의 기대에 따른다는 것이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할 일이란 그가 나와 어떻게 다른지를 발리 알고 받아들이는 일 뿐이다.

                          - 은희경, 타인에게 말걸기 중에서 -





# 악의(惡意)     - 히가시노 게이고.

일본 추리소설 작가로는 꽤나 유명한 작가의 책.
추천받아 읽은 책인데. 역시. 빛의 속도로 읽어내려가진 책.

어느 인기 작가의 죽음을 둘러싸고 정말 복잡하게 게임처럼 "왜 이 범죄가 일어났는지" 에 대해 펼쳐진다.
살인사건과 관계되어 있는 여러 인물들의 증언, 수기, 회상, 그리고 나중에 범인의 자백?(고백?해명?) 뭐 그런 다양한 것(?)들로 소설 한편이 구성되어 있는데, 정말 흐름도 짤리지 않고. 상당히 탄탄하다.
범인은 생각보다 빨리 예상이 된다. 그러나 이 소설, 끝까지 놓을 수가 없었다. 왜?
애초부터 누가 범인이고 어떻게 죽였나는 중요하지 않으며, "왜, 도대체 왜?"가 이 소설의 Key 였기 때문에.

용의자 X의 헌신에서도 그랬듯. 이 소설에서 역시도 인간 내면의 꼭꼭 눌려져야 한다고 세뇌되는 "악"이라는 심리 너무 잘 그려냈다. 
머리 식히며 읽기에 완전 강추-*



* 아. 에세이 읽고 싶은데. 추천할 만한 것 있으시며는~~ 알려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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